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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모 · @bangmo

6th Mar 2016 from TwitLonger

[자유통일을 바라보며 (준비 중인 글 중에서)]
남북으로 나라가 찢긴 것은 676년 신라 삼국통일 이래 1,400년 만에 벌어진 횡액이다. 17세기 영국에서 서구문명이 확립되기 이전의 전통사회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동질적이고 안정된 국가였다. 언어, 종교, 민족, 이념에 따른 차이가 전혀 없었다. 왕조의 수명도 세계 1,2,3 위를 차지했다. 신라가 900년, 고려가 약 500년, 조선이 500 여 년이다.

그러나 분단 이후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남쪽은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래, 세계시장, 자유민주주의, 상징•지식 소통을 목표 삼아 발전해 왔다. 세계시장도, 자유민주주의도, 상징•지식 소통도 모두 ‘개인의 존엄성’을 강화하는 제도 인프라들이다. 마침내 남쪽은 30년 전인 1980년대 후반에, 개인 존엄성을 궁극의 가치로 삼아, 세계시장과의 통합, 자유민주주의의 확립, 상징•지식 소통 체계의 강화가 나날이 심화되는, 안정된 트랙에 올라섰다. 그리하여 2010년대에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반면 북쪽은 세계시장을 외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적으로 삼아 전체주의(totalitarianism)를 강화하고, 상징•지식의 소통을 억압하는 방향으로 치달았다. 이 모두 ‘개인의 말살’을 겨냥한 움직임이었다.

전체주의란, “민족전쟁 혹은 계급해방전쟁의 피바다를 건너면 이승에서 한 방에 천국을 만들 수 있다”라는 피바다•천국 신앙이다. 공산 전체주의로서는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모택동, 크메르루즈의 폴 포트가 대표 선수로 꼽힌다. 극우 전체주의로서는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 일제의 천황•전체주의(Mikadoism)이 전형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이들은 ‘피바다가 곧 천국에 이르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만도 못 하게 여기다. 스탈린은 약 2천만명의 소련 국민을 학살했고 모택동은 공산 혁명 이후 약 5천만명의 중국인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폴 포트는 불과 3~4년 사이에 인구의 4분의 1일 잡아 죽였다. 나치는 유태인을 비롯한 약 1천만명의 민간인을 학살했고 일제는 (주로 중국인을 중심으로) 약 3백만명의 민간인을 죽였다.

급기야 1960년대 말이 되자 북쪽은 “개인의 생물학적 생명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오직 민족과 계급에 의해 정해지는 사회•정치 차원의 생명만이 의미가 있을 뿐이다. 이 사회정치적 생명은 수령님이 부여해 주신다”라는 수령유일사상을 만들어, 이를 국가 차원의 신흥 종교로 삼았다. 이미 반세기 전에 북쪽은 문명으로부터 이탈했던 셈이다.

수령유일사상을 내세우는 북쪽의 전체주의는, 수령 김일성의 혈통을 ‘신(神)의 가문’으로 떠받든다는 점에서는 일제시대 천황•전체주의(Mikadoism)를 닮았고, “조선 민족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순결하며 우수한 민족이다”라는 배타적인 민족주의를 내세운다는 점에서는 히틀러의 나치즘(Nazism)을 닮았으며, 그 뿌리가 공산주의라는 점에서는 소련의 스탈린주의(Stalinism)을 닮았으며, 과학과 문명을 우습게 여긴다는 점에서는 중국의 모택동주의(Maoism)를 닮았다. 인류 최악의 참혹한 전체주의가 이곳 한반도 북쪽에서 만들어졌다. 이제 지구 상에 남은 단 하나의 전체주의 체제이다. 필자는 북쪽의 전체주의를 ‘김가•신정(金家•神政) 전체주의’라고 부른다.

남과 북은 참혹할 정도로 큰 격차가 벌어졌다. 90년대 말에 3백만 가까이 굶어 죽었을 정도로 만성적인 극한 빈곤 상태이기 때문에 20대 남자의 경우 남과 북 사이에는 평균 신장 차이가 10센티 이상 날 것으로 추정된다. 지능과 지식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임신부가 잘 먹지를 못 하고 어렸을 때부터 영양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지능이 낮은 경우가 많다. 한참 배워야 할 나이에 세뇌교육과 단체동원만 시켰기 때문에 언어, 수리, 영어 등 기본 지식 세트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 한 경우도 많다.

자유통일이 이루어진 다음에 이 격차가 메워지는 데에는 짧아도 수 십 년, 심지어 백 년까지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남과 북은 완전히 동질화 된다. 까마득한 과거부터 이어져 온 한국인의 깊은 뿌리에 깃든 ‘겨레 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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