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지간 알오 셜존 2/?


@_Dr_Strange


표절 논란 보다가 뜬금 꼴려서 쓰는 망썰ㅜ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이 혼인청 센터에서 처음 대면한 알파는 열 일곱살 짜리 소년이었다. 찰스 뭐시기라는 이름의 명문가 태생의 알파 소년, 키가 큰 근육질에, 심드렁하고 냉정한 태도의 잘생긴 금발이었는데, 그는 존을 보자마자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담당 사무관에게 뭐라고 말하더니 가 버렸다.

나도 코흘리개는 사절이라고.

존은 은근히 기분이 상해서 생각했다. 딱히 기분 나쁘다고 하기에는, 상황이 영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면전에서 차이는 건 별로였다.

그리고 다음 알파 후보가 서른 일곱에 오메가로 발현한 존 왓슨을 면담하러 들어왔다. 이번에도 어린 녀석이었다. 깡마르고, 광대가 튀어나온, 새까만 머리를 매끈하게 넘긴 갈가마귀같은 소년이었다. 바로 전의 알파 소년보다는 태도가 차분했지만, 존은 왜인지 녀석이 불안정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센터 내의 면담실은 크고 화려한 느낌의 응접실이었다. 어쩌면 알현실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리는 것도 같았다. 알파-오메가 혼인청 센터는 과거에 궁내청 별저로 쓰였던 아름다운 신고전주의 양식의 저택을 개조한 것이었고, 뻣뻣한 태도의 공직자들과 베타 군의관들, 그리고 세상 걱정 없는 어린 오메가들과- 왜인지 몹시 겁을 먹은, 존과 같이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오메가들이 주로 샹들리에 아래의 붉은 양탄자 위를 오고갔다.

그리고 알파는 본 적이 없었다... 매칭 데이인 오늘을 제외하고. 1.5 배수의 알파 후보들이 본딩할 오메가 후보들을 만나러 온 것이다.


-이 사람이군요.


검은머리 알파 소년이 말했다. 존은 무심코 김 빠지는 소리를 냈다. 아직 변성기도 안 가신 친구였다. 알파 소년은 그런 그를 응시했다. 인상적인 색채의 회녹색 눈이었다. 검은 머리칼과 대비되어서, 마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그런 귀족 소년처럼 보였다.

그는 그대로 잠시 존을 바라보았다. 존은 시선을 마주했고, 기다리다가, 미간을 가볍게 찡그렸다. 소년이 입을 열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존은 대답하지 못하고 눈을 깜박였다. 알파 소년은 대답 여부는 상관하지 않는 태도로 존을 마주보고 앉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거슬리는 변성기 목소리로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난 당신이 아이를 임신하지 않길 바라요.


존은 그 오만해보이는 광대뼈를 보다가, 입을 딱 벌렸고, 자기가 뭔 소리를 들었는지 되새긴 다음 되물었다.


-지금 뭐라고?
-당신이 내 아이를 임신하지 않길 바라요. 더 반복하지는 않을 거니 알아들었길 바라고.
-홈즈 군.


사무관이 입을 열자 홈즈라 불린 알파 소년은 한 손을 들었다. 사무관은 잠시 서 있다가, 소년의 냉정한 시선에 따라 문을 닫고 나갔다. 존은 군 제복 차림의 깡마른 알파 소년이 장갑을 벗고 차를 따르는 광경을 멍청히 지켜보았다...

소년은 시선을 들어 다시 존을 보았다. 존은 어디선가 매혹적인 향기, 아직은 소년다운 구석이 남은, 노골적이지만 불쾌하지 않게 그를 자극하는 향기를 맡았다. 그건 눈 앞의 홈즈라는 이름의 알파 소년이 풍기는 것이었다.

존은 밤의 숲을 떠올렸다. 따뜻한 봄날의 숲을 연상시키지는 않았다. 스코틀랜드나, 황량한 북구의 숲.


-당신은 참전 경험이 있는 전직 군인이고, 지금은 기숙학교의 선생님이죠. 생물학을 가르치고 있지만 본래 전공은 외과의고. 전쟁 트라우마 때문에 병원으로 돌아가지 못했겠죠.


그의 정보를 이 알지도 못하는 녀석에게 다 까발린 건가? 존은 약간 화가 치밀었다. 홈즈는 존에게 찻잔을 밀어 건넸고 다른 손으로 자기 찻잔을 들었다.


-당신은 임신 가능성이 희박해요. 그리고 베타의 생활에 익숙해서 내게 알파로서 당신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지도 않을테고. 나는 그런 오메가를 원해.


이 좆만한 녀석이 뭐라는 거지? 존은 평화롭게 생각했다.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고, 말 안듣는 학생을 다루는 태도로 대답했다.


-네가 성인이 된 후에...
-난 당신을 도울 수 있어요. 당신이 처한 상황을 알아요. 처음 발현했을 때 당신이 일하는 학교였겠죠. 학생들 앞에서 바닥을 굴렀을지 모릅니다. 발정기에 들어선 줄도 모르고 발기한 꼴로 기어가서 어딘가 숨어서 자위하다가, 도무지 멈출 수 없어서 쩔쩔 맸겠지. 걱정한 학생들이 사람을 불렀을 거야. 학교 관계자들은 당신에게 벌어진 일을 알고 있고 알파 없이는 다시 학교로 받아들일 리 없어. 그대로 실직자가 되는 거고 알파 없는 오메가로 등록된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어요.


존은 입을 다물었다. 홈즈 소년은 말했다.


-날 선택해요. 난 공군 장교로 임관해 출정할 겁니다. 그러려면 오메가와 본딩해야 해요.













나와 씹해요.

존은 메이팅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읽었다. 그것은 국립도서관에 전자 자료로 저장되어 있었는데, 알파-오메가로 등록된 국민들에게만 개방된 자료였다.

발정은 개나 고양이와 매한가지였다- 오메가 페로몬을 풍기다가, 점점 스스로 제어를 할 수 없어지고, 그 냄새를 맡은 알파들은 미쳐서 달려들었다. 그리고 짧게는 다섯 시간, 길게는 스무 시간 이상 짝짓기를 하게 되는데 (존은 이 부분에서 마음을 다스리려고 잠시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절정에 오르면 알파의 성기에 있는 결절이 (존은 눈을 가리고 고개를 저었다) 부풀어서 (씨팔) 오메가의 생식기 내부에 고정된 채 (^%&#%#) 몇 시간에 걸쳐 미친듯이 사정을 해대는데, 착상률이 대단히 낮기 때문이었다. 이걸 노팅이라고 부르는데, 알파-오메가가 그 과정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매우 다채로운 오르가슴 세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거의 마약급에 가까운 엑스터시를 느끼게 되는데...

존은 거기까지 읽고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벽에 머리를 박은 채 미친 놈처럼 웃었다. 솔직히 웃겼다.


[인생에 한번 지는 의무입니다. 만약에 당신의 알파와 사랑에 빠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겠지요. 아니라고요? 아니어도 좋습니다. 당신은 군인 연금법에 의거한 연금을 매달 수령하게 됩니다. 알파 자녀를 출산할 시 소령급에 준한 연금과 오메가를 위해 마련된 작위, 그리고 킹 제임스 제도에 있는 휴양섬에 당신만의 별장을 갖게 됩니다.]


이 빌어먹을 선심성 뇌물이 세금이 아닌 알파들이 운영하는 재단에서 나온다는 것은 그나마 위안이었다. 존은 홈즈의 오메가로 자녀를 생산할 때까지 봉사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곧장 도망치듯 성 프란시스 기숙학교로 돌아갔다. 홈즈 소년이 보낸 메시지는 읽지 않고 두었다.

일단은 거리를 두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결국은, 읽지 않은 메시지가 999+를 찍을 즈음에, 출정 일정이 급한 셜록 홈즈 사관이 성 프란시스 학교의 교복을 입고 그를 찾아왔던 것이다.











존은 열 명의 학생을 전담해 가르쳤다. 생물학은 그리 인기있는 수업은 아니었다. 개구리 배를 가르던 시절은 지났고 라틴어 학명과 염기서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엉치뼈 이름 따위가 난무하면서부터, 특별히 진로를 정한 학생만 들어오는 수업이 된 것이다.


-개인적인 사연으로 잠시 우리 학교에 있을 홈즈 군이야...


사실은 왕립 공군사관학교를 이미 우수한 성적으로 조기 졸업한 알파지. 시비 붙으면 절대적으로 위험하니 가까이 가지 않길 바란다...


-...학기가 얼마 안 남았으니 잘 지내도록.


베타 소년들은 반은 흥미, 반은 재는 듯한 시선으로 키는 크지만 메마른 셜록을 보았다. 학급 대표인 잭이 책상을 움직여 자리를 내주었고, 셜록은 별로 고마운 기색도 없이 그 자리에 앉았다. 존은 저 또래 남자아이들이 은근슬쩍 하는 서열 다툼에서 셜록이 사고를 치지 않기를 바랐다. 알파 아이들끼리 있는 것과 베타 아이들끼리 있는 것에 큰 차이가 없길 말이다.

지난 밤 급하게 국립도서관 자료를 학습한 결과, 알파 아이들은 마치 영역다툼하는 동물처럼 '싸워서' 자기 자리를 챙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베타 아이들도 싸우긴 하지만 보통 일정한 목적을 갖고 싸우는 것은 아니었다. 주변에서 주먹다짐하게 내버려두지도 않고 말이다.

셜록은 여전히 흐트러진 머리에 안경을 쓰고, 구석 자리에 앉아서 창백한 얼굴로 왓슨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학생으로서 선생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었다. '빌어먹을.'


-로버츠 씨가 하던 걸 이어서 호르몬과 내분비계에 대한 테스트를 마저 할 생각인데 다들 준비해왔으리라 믿고...
-건강은 이제 괜찮으세요?
-괜찮아. 그리고 화제를 돌린다고 시험을 피할 수는 없어, 에디.


웃음이 터졌다. 거의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들은 반듯한 태도로 의자에 앉아서 존이 시험 용지를 나눠주길 기다렸다.

존은 마지막 자리의 셜록 앞에 다다랐고 하나 남은 용지를 앞에 내려놓았다. 셜록은 윗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냈다. 묵직하고, 새까만 펜의 동체 위로 공군이 쓰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고 그 아래 S. H. 라는 이니셜이 보였다. 그 아래로 금촉이 우아한 광택을 흘렸고, 존은 공군 제독이나 쓸 것 같은, 스무 살도 안된 장교 후보생에게는 어딘지 거창한 그 펜을 쥔 긴 손가락들과 단정한 손톱에서 시선을 뗐다.

정말로 교실에 앉아 있다니, 하느님 맙소사.

시험 문제를 칠판에 차례로 쓴 후 존은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리고 사이언스 잡지 표지로 겉을 씌운 오메가 잡지를 꺼냈다. 에딘버러에 사는 오메가 C 군이 보낸 사연이었다. '서른이 넘었는데 그 이가 둘째 아이를 가질 걸 요구해요. 그 이와 저 사이에는 알파 아이가 없거든요. 전 첫 아이도 정말 힘들게 얻었답니다. 그 이가 화내지 않게 설득할 수는 없을까요? 이대로 메이팅 계약이 파기된다면 전 정말 힘들어질 거에요.'

법률전문가는 알파가 요구하는데도 메이팅 시즌에 피임을 할 경우 오메가에게 귀책이 인정된다는 점을 건조하게 설명해놓았다. 존은 말도 안되는 알파-오메가 세계의 구조에 분노했다. '아니, 무슨 왕좌를 잇는 것도 아니고 싫다는 사람한테 억지로 임신을 시켜?' 그러고보면 셜록은 참 괜찮은 선택인지도 몰랐다. 애초에 본인이 아이를 원치 않는다고 못을 박았으니.

열 한 개의 펜이 바쁘게 문제를 풀고 논하고 있었다. 존은 오픈북을 허용했지만, 셜록 홈즈는 유일하게 책이나 노트북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마치 편지를 써내려가듯 만년필을 움직이고 있는 셜록의 손을 보다가 (그 손은 뭔가 너무... 컸다) 앨스턴의 오메가 N 씨가 보낸 다음 사연을 읽었다. '그 이의 성기가 너무 커요. 노팅되면 정말 소화전하고 하는 기분이에요. 다른 알파도 그럴까요?'

존은 잡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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