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phar

이성냥 · @honeyphar

4th May 2015 from TwitLonger

화심시용 건전한 오메가버스


"감찰사 양반, 거 계세요?"

오랜만에 화심은 감찰사를 불렀다. 불가사리 일로 간단하게 말해줄 주의사항이 있었다. 평소 같으면 쓸데없이 와서 참견질을 하니 굳이 찾을 필요도 없건만, 오늘따라 박봉도 전시용도 보이지 않았다. 통신으로도 전달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직접 단단히 이르지 않으면 분명 말을 듣지 않을터였다. 그런다고 말을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해서 화심은 감찰사의 방 문 앞에 서 있었다. 살짝 열린 문 틈으로 오메가 냄새가 났다. 아, 그렇군.

말 한마디 하는 거면 괜찮겠지.

"감찰사 양반, 잠시 할 말이 있는데."
"몸이 좋지 않으니 다음에 말하게."
"그냥 들어요. 불가사리가 3차까지 진화를 했어요. 우리 안에서 날뛰면 여기까지 전기신호가 닿아서 영향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혹시 무슨 일 있어도 그러려니 하시구요, 여러번 말하지만 저거 함부로 건들지 말아요. 아시겠어요?"
"...."
"감찰사 양반?"

화심이 문을 살짝 열었다. 전시용은 침대 위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다. 침대 옆 작은 탁자 위에 약병이 놓여있었다. 약이 잘 듣지 않는 모양인 듯 했다.

"알았다지 않나..."
"몸이 많이 안 좋아요?"
"나갈 때 문 좀 꽉 닫아주게."

화심은 나가면서 문을 닫는 대신 전시용의 침대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이불 속에서 그가 몸을 웅크리는 게 보였다. 화심은 지팡이로 이불을 살짝 들췄다.

"약 안 듣죠?"
"가래도."
"어떻게 좀 도와 드릴까?"

전시용은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화심이 이렇게 가까이 있으니 더 힘들었다. 몸에 이불이 스쳐내려가는 것 만으로도 자극이 되었으나 그는 애써 억누르며 말했다.

"자네 같은 알파들은 오메가를 우습게 알더군. 자네 도움 필요하지 않네. 썩 꺼지게."

전시용이 화심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오늘은 화장도 하지 않았으나 눈가가 붉었다. 떨어져 있는데도 화심에겐 그 몸의 열기가 느껴졌다.

"누가 뭐랍니까. 됐으면 말아요."

화심이 그의 등을 툭, 쳤다. 그것은 약간의 심술이었다. 전시용은 자신도 모르게 화심의 옷깃을 와락 잡았다가 슬그머니 놓아버렸다.

"어서 나가게."
"쉽게 편해질 일을 왜 어렵게 가요?"

화심이 전시용의 어깨를 잡았다.

"쉽게 편해지고 나면 제 정신이 드니까."

전시용이 힘없이 화심을 밀쳤다.

"그러니 내버려 두게."

화심이 전시용의 위로 올라타 옷 속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전시용은 눈을 감았다. 신체적으로 저항할 수가 없으니 부탁하는 수 밖에 없었지만 이 이상 애원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좀 어때요."
"으응?"

아무 일도 없었음에도 시용의 몸은 한 순간에 가라앉았다. 화심이 시용의 몸에서 손을 뗐다.

"알파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까."
"음..."
"뭐 다른 거 바랐나 본데 나는 생각이 없거든요."

화심이 문을 닫고 나갔다. 시용은 얼굴이 달아올라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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