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켄 오메가버스 1-9






쿠로켄 오메가버스로 본다면 쿠로오는 우성알파에 켄마는 걍 베타임. 둘이 사귀는 사이인데 쿠로는 베타인 켄마가 싫지 않지만 그 왜 노팅이나 각인이 되지 않는, 온전히 자기것이 되지 않는다는 불안감과 불만이 조금 있는 상태였음.
켄마도 그걸 알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었음. 그런 상황에 쿠로오는 블랙마켓같은데에 멀쩡한 베타나 알파를 오메가로 만드는 약이 있다는 소문을 듣게됨. 뜬구름잡는 소문이긴 한데 그래도 한번쯤 찾아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보기 시작함.
켄마가 그런걸 허락 할 리는 없지만 상관없었음. 우성알파의 독점욕은 장난이 아니었으니까. 어떻게, 쿠로오는 그 약을 손에 넣었음. 약은 베타나 알파의 호르몬을 억지로 바꾸는 약이라서 꽤 아프게 된다고 함. 그 아픈 정도가 처음 발현할 때 정도라고.
알파에서 오메가로 변해버리면 다들 이게 범죄라는걸 아니까 진짜 조직에서나 쓰는 정도지만 베타에서 오메가로 변하게 하는건 그냥 발현이 늦은거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아는 사람들은 아는 그런 약임. 쿠로오가 이 약을 켄마한테 쓴다고 해서 켄마가 눈치를 챌 일은 없다는 뜻이었음.
그냥 발현이 늦었다고만 생각하겠지. 쿠로오는 그 밑밥을 슬슬 깔기 시작함. 어느날 저녁에 들이 떡칠때 쿠로오는 슬쩍 너 되게 익숙해졌나봐. 뒤가 젖네? 여자같아. 하는 소리를 함. 물론 허릿짓을 하면서 한 소리라서 쾌감에 정신이 없는 켄마는 그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음. 그런 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쿠로오는 켄마를 속임. 소량의 최음제를 켄마 음료수에 섞어서 아주 약간 몸이 달아오르게 하는 식이라던지 해서 오메가발현의 징조를 만들어낸거임.
이쯤되자 켄마도 조금 이상함을 느낌. 자기가 오메가로 발현하는게 아닐까 하는 그런 블안감과 기대감이 뒤섞인 장체를 모를 것이었음. 그리고 켄마가 검사를 위해 병원에 가겠다고 한 날, 쿠로오는 켄마에게 오메가변형 약을 먹여버림. 켄마는 자기가 그런걸 먹은것도 전혀모르고 있었음. 그날 밤 켄마는 열이 끓고 온 몸이 아팠음. 다음날, 켄마는 오메가판정을 받았음.
오메가라는 판정을 받은 켄마는 솔직히 좀 캄캄했음. 여태 베타로 살았는데 자기가 오메가고, 오메가는 좀 약한 이미지니까. 쿠로오가 옆에서 싱글거리면서 이제 정말로 내거가 될거라고 속삭이면서 입을 맞춰오는데 뭔가.. 벅차면서도 무서웠음.
약에대해서 말해보자면 세상 모든 약이 그렇듯 부작용이 없는게 아님. 억지로 호르몬체계를 바꾼건데 멀쩡할 리는 없었음. 켄마는 그 이후로 종종 몸이 아프게 되어버림. 체력자체가 좀 약해진 느낌이었음. 게다가 가끔 발정기도 아닌데 성욕이 폭발하는 경우도 생김. 억제제를 먹으면 속에서 도저히 받지 않아서 전부 토하고 거하게 앓아눕게 되어버림. 당연한 일이었음. 억지로 호르몬 배출을 시켰는데 그걸 억누르는 약을 먹는다니 웃기는 일이니까. 그래서 켄마는 발정기에도 약을 먹지 못하게 됨.
그나마 다행인건 발정기가 아주 강하지는 않다는 거였음. 불규칙한 월경처럼 켄마의 발정기는 두어달에 한번씩 짧게 왔음. 그때마다 학교를 쉴 수는 없어서 가장 심한 날 하루정도는 쉬고 나머지는 쿠로오의 곁에서 지내면 그래도 나쁘진 않았음. 주변에서도 쿠로오의 알파냄새에 켄마의 향을 거의 맡지 못할 정도라 주변도 괜찮았고. 그리고 켄마가 오메가판정을 받고 반년 후, 켄마의 발정기때 일이었음. 아침부터 몸아 무겁다 싶더니 발정이 시작되어버려서 켄마는 좀 곤란했음. 허리 아래가 아릿하게 울리고 뒤에서 정말 질질샌다는 말이 딱 맞게 애액이 분비되었음. 졸지에 생리대까지 차고서 켄마는 자기 뒤가 빠질것 같은 욕정에 바들바들 몸을 떨었음. 조금 더 버티면 괜찮다는 생각에 괴로워서 울면서도 침대시트를 쥐어 뜯으면서도 버티고 있었음. 쿠로오와 켄마는 켄마의 발정기에는 관계를 하지 않았음. 고등학생이고 혹시 애가 생길지도 모르고, 그리고 발정기의 오메가와 하는 관계는 정말로 좀 어른의 무언가라는 암묵적인 사회환경때문이었음. 현실로 생각하면 발정기의 섹스는 사랑하는 사이의 원나잇 같은 느낌이었음.
그래서 켄마는 오늘도 그렇게 넘길 생각이었음. 어차피 쿠로오는 학교에 갔을거고, 집에선 이미 학교에 켄마가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집을 비워줬음. 좀 수치스러울 수도 있는 사안이라 집안 사람들이 배려를 해 주는거였음. 켄마는 괴로움에 울먹거리면서 겨우겨우 몸을 가누었음. 뒤가 조여서 미칠것 같았음. 제 뒤에 뭐라도 넣고 흔들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러고 싶지 않았음. 오메가 판정을 받은지 겨우 반년, 켄마는 아직 자기 몸이 암컷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그러고 싶지 않았음.
약하게 신음을 흘리면서 켄마는 자기 뒤를 저도 모르게 이불더미에 문지르고 있었음. 잔뜩 젖은 속옷에서 야하기만 한 냄새가 풍기는것 같아서 얼굴이 잔뜩 붉어진 채 쌕쌕거리고 가쁜 숨을 쉬면서 본능하고 싸우는 중이었음. 방안은 어둡고 거리는 조용한그런 상태에 순간 정신이 없는데도 코 끝으로 무언가 청량감이 도는 냄새가 훅 끼치는 느낌이 들었음. 켄마는 당황하면서 제 배를 꾹 쥐었음. 이건 익숙한 알파의 향이었음. 익숙한 냄새에 정신은 한층 더 혼미해지고 몸은 더 색을 원하고 있었음.
도망가야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몸은 꼼짝도 하지 않았음. 솔직히 말하자면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제대로 들지 않았음. 몸은 마냥 달아올라서 뭐라도 하고싶은 기분이었고 그리고.

"켄마."

냄새는 쿠로오의 것이었으니까.
쿠로오는 문거에 기대서 웃고있었음. 언제나와 같은 미소지만 어쩐지 새까맣게 눈만 빛나고 있다고 생각했음. 켄마는 이제는 완전 머리가 하얗게 비어가고 있었음. 쿠로의 체향이 방안을 짙게 채워가고 이제는 뭘 해야하는지 왜 도망쳐야하는지 그런 경계도 없었음. 쿠로.. 하고 쿠로오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완전히 울음에 젖어있었음. 그 목소리에 쿠로오는 방 안으로 한걸음을 더 내딛었음.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음. 당연한 일이었음. 온 몸이 완전히 쿠로오의 체향으로 뒤덮여가고있었으니까.
켄마는 침대 이불을 쥐고있던 손을 겨우 풀었음. 천천히 쿠로오라고 생각되는 까만 인영을 향해서 손을 뻗었음. 안타깝고도 불쌍한 움직임이었음. 손은 차마 더 멀리 뻗어지지 않았음. 어찌할바를 모른채로 켄마는 그 손을 툭 떨궜음. 허공을 떨어지는 그 찰나가 너무나 길었음. 도와줘, 쿠로. 하고싶어도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음.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데 떨어지던 손이 턱 하고 잡혔음. 쿠로오의 따뜻한 손이 켄마의 손을 잡고 켄마가 쓰러져있는 옆에 쿠로오가 앉았음.

"힘들어?"

다정하고 조용한 목소리. 하지만 위험한 목소리. 켄마는 고개를 끄덕였음. 도와줘. 살려줘. 눈 한 가득 눈물을 그득하게 담은 채 켄마는 고개를 들어 쿠로오와 눈을 마주했음.

"..도와줘..."

쿠로오는 켄마에게 입을 맞췄음. 평소의 다정한 입맞춤이라기엔 거칠었음. 당연했음. 지금은 쿠로오도 제 오메가의 체향에 위험할정도로 발정하고 있었기 때문임. 축 늘어진 켄마의 손을 쑥 잡아당겨 제 몸 위로 올려놓은 채 쿠로오가 켄마의 목덜미에 고개를 묻었음. 흠칫하고 몸을 떠는 걸 한 손으로 잡아놓은 채 켄마의 체향을 가득 들이마셨음. 만족스러웠다. 이제 내 손안에 들어온거야. 드디어.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가고 있었다.

쿠로오는 켄마의 목덜미를 탐욕스럽게 물어뜯었음. 피가 베어나오는데도 기분이 좋아서 켄마는 끙끙거리고 신음을 뱉었고 쿠로오는 그 피에서 풍기는 달큰한 냄새에 숨을 길게 뱉었음. 뱀파이어라도 된 기분이었음. 급한 마음에 목을 물면서 옷을 벗겨내고, 쇄골을 물면서 제 옷도 벗었음. 켄마가 바르르 떨며 물에 젖은 신음을 뱉어내는게 오싹했음.
이대로 잡아먹고싶어. 그런 생각이 쿠로오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체향만 느끼고 있어도 흥분해 헐떡이는 수준이었음. 그런 상황에 쿠로오가 만족감을 느끼는건 당연한일이었음. 정신적으로 제 짝이라고 단정지은 켄마가 이젠 육체적으로도 완전히 저에게 종속될거니까. 쿠로오는 켄마의 유두를 핥아올리며 웃었음. 이만한 자극에도 몸을 떨며 흠칫거리는 켄마는 분명 정신이 없어보였음.
솔직히 말해서 켄마는 지금 거의 기절할것만 같았음. 발정기에 있는 오메가에게 제 짝인 알파가 그 앞에 있는것도 충분히 자극적인 일인데 쿠로오는 제 몸을 애무하고 있는 중이었음. 유두를 깨무는 잇새에도 쾌감이 느껴져 눈물이 흘렀음. 정신이 없는게 아니라 이제 곧 기절 할것 같았음. 동시에 뒤에선 애액이 쉴새없이 분비되고 있었음. 쿠로오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죽을것만 같았음. 씨앗을 받지 못했던 지난 발정기들의 모든 욕구가 지금 막 분출되고 있는것만 같았음. 켄마는 허리를 움찔거리고 떨며 쿠로오의 목을 껴안고 울었음. 이러다 임신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아예 사라진지 오래였음. 만들어진 오메가였지만 오메가의 본능은 완전하게 주입돼 알파의 것을 원하고 있었음. 울먹이며 켄마는 끊어지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음.

"쿠로..제발..제바..알.."

제 오메가가 자신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는 그 목소리에 쿠로오는 허리가 묵직하니 미칠것 같았음. 아예 가슴을 핥고 문지르며 괴롭히고 있던 입을 떼어낸채로 쿠로오는 울먹이는 켄마와 눈을 마주했음.

"먹고싶어?"

솔직히 말하면 물어보는 쿠로오야말로 지금 당장이라도 저 젖어든 안으로 제 물건을 박아넣고 싶었음. 하지만 육체의 욕망보다 정신의 욕망이 더 컸음. 켄마가 정말로 자신의 암컷이 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확인받고 정복하고 싶었음. 그러기 위해 베타였던 켄마를 오메가로 만든거였으니까. 쿠로오의 물음에 켄마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음. 평소와 다르게 잔뜩 흐트러져 저를 원한다고 고개까지 끄덕이는 모습을 보니 더 참을 수가 없었음. 쿠로오는 그대로 이미 잔뜩 발기한 제 성기를 완전히 받아들이기 위한 성기가 되어버린 켄마의 구멍 안으로 쑤셔박았음.
그 전에도 불만같은게 있을리가 없었지만 이건 장난이 아니었음. 젖어든 내벽이 성기를 감싸고 죄어오는 것이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음. 쿠로오의 다문 잇새로 낮게 그르렁거리는 만족감에 가득찬 신음이 흘렀음. 그 어래에서 켄마는 겨우 제 안을 가득 메운 것에 덜덜 떨기만 할 뿐이었음. 오메가라는 것을 알기 정에도 이미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안다고 생각했던게 자만이었음. 자신의 알파가 제 발정기에 함께 발정해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그것이 얼마나 큰 만족감과 쾌감을 주는 것인지 켄마는 이제야 조금 알것같았음.

"쿠로..쿠로...흐..으응..아..!.."
"켄마..하아..조여.."

제 성기를 딱 맞게 조이면서 우는 켄마의 안에서 쿠로오는 헐떡이며 천천하 움직이기 시작했음. 성기를 뒤로 물리면 내벽이 그대로 딸려나오듯이 죄어오고 있는데 전혀 아프질 않았음. 그저 미칠듯한 쾌감에 머리가 텅 비어간가는 느낌이었음. 이미 정신이 없는지 켄마는 제 이름을 부르고 울며 목덜미에 매달인 채 덜덜 떨고있었음. 켄마가 쾌감에 떨며 울게 만드는것이 자신이라는 정복감에 정말 미칠것 같았음.
슬쩍슬쩍 움직이던 쿠로오가 켄마의 다리를 양 손으로 잡고 활짝 벌렸음. 정신없이 울기만 하던 켄마도 놀랄정도로 음탕한 자세였지만 금방 이어지는 허릿짓에 켄마는 싫다는 소리 한번을 하지 못하고 자지러지며 신음을 뱉어냈음. 찔걱거리는 야한 물소리가 온 방을 메워내고 있었음. 살끼리 부딪히는 철썩대는 소리에 켄마의 비명같은 신음소리와 짐승이 으르렁대는 듯한 쿠로오의 낮은 신음까지 합세해 방 안은 완전히 열이 올라있었음.

"아,아앙,아으응..!..ㅋ..로..히으..!.."

켄마가 울어대는 소리에 맞추기라도 한것처럼 쿠로오는 허리를 흔들었음. 퍽퍽 하는 소리와 떨며 허리를 비트는 켄마가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었음. 도망이라도 치려는 듯이 켄마가 엉덩이를 뒤로 뺄 때마다 골반을 붙잡고 당겼음. 퍽 하고 성기가 쑤셔박힐때마다 켄마는 울듯이 새된 비명을 지르며 파드득 떨었음. 더 버티기 힘들었음.

"할..게..큿..!..안에..흐으.."

그 말이 무슨 소리인지 모를리가 없었음. 하지만 켄마는 그걸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음. 고개를 저어대다 끄덕이다 정신없이 울기만 하는 켄마의 구멍 속으로 성기가 깊게 쳐박히고 이내 안으로 질척이고 꿀렁대는 것이 메워오는것이 느껴졌음. 그대로 머리 속이 터질것 같은 느낌과 함께 켄마도 사정했음.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음. 헐떡이며 덜덜 떠는 사이, 켄마의 안에서 쿠로오의 성기가 점점 부풀기 시작했음. 노팅이 시작된 거였음.
난생 처음 느껴보는 빠듯함에 켄마는 괴롭다는 듯이 울었음. 히끅대며 침대 시트를 짧은 손톱으로 긁어대고 뒤로 물러나려 애를 쓰는걸 쿠로오가 잡아 당겼음.

"내 애를 갖는거야..켄마.."

낮은 쿠로오의 목소리에는 즐거움이 그득했음.
제 안에서 커다랗게 부풀어 가는 쿠로오의 성기에 켄마는 숨조차 쉴 수가 없었음. 안이 확장되는 아픔과 쾌감의 중추가 짓눌리는 감각에 뭐가 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느낌이었음. 특히 켄마는 온전한 오메가가 아니었기 때문이 더 힘들었음. 하지만 쿠로오는 저를 도와줄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음. 쾌감과 함께 머리를 어지럽히는 고통에 켄마는 울음을 터뜨렸음. 괴로워서 도망가고 싶은데 제 안을 채우는건 성기뿐만이 아니었음.

"쿠..로..쿠로..흐으..아...!...흑.."
"하아..켄마..."

켄마의 안을 가득 메운 정액이 넘쳐 구멍을 꽉 채우고 있는 쿠로오의 성기를 타고 흘렀음. 뚝 뚝 떨어지는 끈적한 느낌에 켄마는 몸을 덜덜 떨었음. 쿠로오로써는 솔직히 저 빠져나가 침대를 적시고있는 정액조차도 아쉬웠음. 이 안을 더 가득 채워버리고 싶은 기분이었음. 바르작대며 히끅대고 겨우 숨을 쉬는 켄마의 몸을 끌어안고 쿠로오는 이곳 저곳에 입을 맞췄음. 켄마가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었다는 느낌이었음. 충족감에 노팅을 하는 와중에도 발정할 수 있을것 같았음. 그래도 켄마가 다칠수 있으니 가만히 있었음. 제 씨를 밸 수 있는 자신의 암컷이었으니 당연한 배려였음.
겨우 노팅되었던 연결부가 줄어들고 조금 더 많은 양의 정액이 붉은 핏물과 함께 뒤섞여 나올 때가 되자 켄마는 완전히 축 늘어졌음. 눈을 겨우 뜨고있기는 했지만 기절한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였음. 그런 켄마의 안을 얕게 치대며 쿠로오가 켄마를 제 품으로 끌어안았음. 지친 몸이 쉽게 딸려왔음.

"내거야, 켄마. 너는 내거야."

고개조차 끄덕이지 못하고 켄마는 겨우 쿠로오와 눈을 마주했음. 쿠로오의 소유욕에 소름이 돋았지만 오메가로 변한 호르몬은 그런 집착과 소유욕에 안정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었음. 켄마는 조용히 눈을 감았음. 임신을 해도 괜찮을거라는 그런 알 수 없는 기분이었음.


다음날이 되자 켄마를 괴롭히던 히트싸이클은 눈에띄게 잠잠해졌음. 여전히 학교에 갈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몸이 아프거나 괴로운건 많이 줄어들어서 켄마는 멍하니 침대에 누워 어제의 일을 생각했음. 자신이 쿠로오와 사귀는 사이였고, 이제 자신은 오메가로 개화했으니 당연히 쿠로의 것이 되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이렇게나 원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해 본적이 없었음. 이렇게 필사적이고 애가 타는 감정이 든다는 것이 굉장했음. 게다가 쿠로오가 평소보다 훨씬 흥분하고 있다는게 눈에 보이고 그대로 느껴지기도 해서 자신도 평소보다 더 흥분했던 것 같았음.
켄마는 자기 아랫배를 가만히 쓸어보았음. 베타일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오메가였음. 이 뱃속에 쿠로오의 씨앗이 자리하고 있었음. 노팅까지 해버렸으니 정말로 임신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임. 그 전엔 그래도 자기는 남자니까 그건 싫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쿠로오의 ‘암컷’으로써 몸을 섞고나니 그런건 다 상관이 없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음. 그냥,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자신이 정말 임신을 해서 쿠로오와 자신을 닮은 아이를 낳게 된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다시 한 번 쓸어내린 제 배는 판판했고 여성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었음. 이런 곳에서, 아이가 생길 수 있을까? 켄마는 잠시 잠이 들었음.
쿠로오는 그날 저녁에 켄마의 방으로 돌아왔음. 온 가족들이 쿠로오와 켄마의 사이를 알고 있었음. 두 사람이 노팅을 했다는 것도 어느정도 냄새로 알 수 있었음. 원래도 두 사람의 사이를 인정하고는 있었지만 이제는 진짜 결혼식만 안 올린 부부같은 느낌으로 인정하기 시작해서 그런지 저녁시간이었지만 다들 그런가보다 했음. 자기 반쪽이 그래도 아픈데 오는건 당연한거고, 특히 그 아픈 이유가 히트싸이클때문이면 더더욱 당연한 일이니까. 쿠로오는 켄마의 부모님께서 그래도 아이는 졸업 후가 낫지 않겠지만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아이가 생기면 그대로 키우는 쪽으로 생각하자는 말을 듣고 올라왔음.
켄마는 자기 방에서 자고 있었음. 새근거리고 잠든 켄마가 쿠로오한테는 그렇게 예쁠수가 없는거임. 쿠로오는 켄마의 옆에 조심스럽게 앉아 금실같은 머리카락을 사락거리고 넘겼음. 켄마가 완전하게 자신의 것이 되었다는 것이 사랑스러워 견딜수가 없었음. 게다가 자신이 그렇게 만들기까지 했음. 당연히 불만같은게 있을 리가 없었음. 단지 켄마가 베타에서 억지로 오메가로 변하게 된 만큼 완전하지 않은 불안은 있었음. 이번 히트싸이클도 그랬음. 원래라면 이렇게 바로 가라앉을 것이 아니었을텐데. 조금 더 오래 자신을 필사적으로 원하고 있는게 맞는건데. 그래도 쿠로오는 이걸로 만족하기로 했음. 더 몰아붙이면 켄마가 망가질지도 모르니까. 불완전하더라도 건강한 채 자신의 것이길 바라고 있었음. 쿠로오는 아이가 자리잡았을지도 모르는 켄마의 아랫배를 살짝 눌러보았음. 이 안에 자신과 켄마의 아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음. 켄마를 아이와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아이가 생겨서 켄마를 제 옆에 묶어두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동시에 아이와 켄마를 함께 공유해야한다는게 싫다는 비뚤어진 소유욕도 있었음. 살짝 쿠로오의 손에 힘이 들어갔음.

"...쿠로...?"

순간 켄마가 잠에서 깬 목소리로 웅얼거렸음. 배에 힘을 주고 누르려던 쿠로오의 손이 떨어졌음.

"일어났어? 몸은 좀 어때?"

쿠로오는 켄마의 곁으로 조금 더 다가가 이마에 입을 맞췄음. 켄마는 그런 쿠로오의 행동이 자길 여자취급한다고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어쩐지 사랑받는 기분이라 안정감이 있었음. 켄마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옆으로 물러났음.

"...누워."

누워서 자길 안고있어달라는 뜻이었음. 수줍음 많은 자신의 오메가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애교와 응석을 부리는 것이었음. 그게 너무 사랑스러워 쿠로오는 켄마의 곁에 누워 켄마를 꼭 껴안았음.
그날 저녁에 두 사람은 노곤하고 느릿하게 사랑을 나눴음. 혹여나 임신을 했을까봐 켄마는 꺼려했지만 쿠로오의 호르몬 내음에 결국 지고 말았음. 나른해진 채로 잠이 들었다가 그 다음날 점심이나 되어 두 사람은 함끼 등교했음. 학교에서도 켄마의 오메가 발현과 쿠로오의 관계를 알고 있기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음. 베타인 친구들은 몰랐지만 알차와 오메가인 친구들은 두 사람이 육체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음. 당연한 일이었음. 켄마의 옅은 오메가 향 속에 쿠로오의 알파향이 짙게 베어있었기 때문이었음. 이건 노팅을 하지 않으면 베일 수 없는 짙은 냄새였음. 켄마는 자신의 것이라고 공표하는 소유욕 짙은 알파의 냄새였으니까. 두 사람은 그 날부터 붙어 지내는 시간이 늘었음. 그렇게 날이 지났음.

두번의 히트싸이클이 더 지나고 두달이 지난 어느날 켄마는 자기 몸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음. 어쩐지 히트싸이클이 올 때처럼 미식거리고 미열이 떨어지질 않았음. 가족들이나 쿠로오는 감기일거라며 하루 쉬기를 권했지만 벌써 삼일이나 쉬어버린 켄마는 그러고싶지 않았음. 오메가가 된 이후로 켄마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여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은 피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모두들 결국 켄마를 학교에 보낼 수 밖에 없었음. 그렇게 학교에 간 켄마는 등교한게 무색하게도 수업 내도록 엎드려 잠을 잤음. 애가 워낙 창백하게 질려있어서 선생님들이 조퇴를 권했지만 듣지 않았음. 결국 그냥 내버려두는 수 밖에 없는거임.
그날 점심시간에 쿠로오가 켄마의 교실로 찾아왔음. 이런저런 일로 오늘따라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답답하던 차에 겨우 켄마를 만날 짬을 낸거임. 쿠로오는 책상에 엎드려있는 켄마를 가만히 바라보다 옆에 앉았음. 남편이라고 할 수 있는 쿠로오가 왔으니 반 친구들도 한시름 놓는 분위기였음. 그렇게 긴장이 누그러진 상태에서 쿠로오는 켄마의 어깨를 살짝 잡았음.

"켄마. 일어나봐."
"..으응..."
"밥 먹어야지. 켄마."

자길 살살 깨우는 익숙한 목소리에 켄마가 눈을 떴음. 그냥 등교하자마자 기절했다 깨보니 점심시간이라는 느낌이었음. 겨우 일어난 켄마가 부스스하게 고개를 들자 쿠로오가 눌린 머리를 정리해 넘겨주며 웃었음.

"밥 먹고 자. 아프면 집에 같이 갈까?"
"...싫어."
"그럼 밥이라도 먹자. 아주머니 걱정하셔."

안그래도 오메가 발현이후 부쩍 걱정이 는 엄마를 생각하고는 켄마는 미간을 찌푸렸음. 약자 취급음 받고싶지 않아서 더 그랬음. 자신이 베타라고 생각하다 오메가가 되었으니 제 몸에 여성기라도 생긴 기분이었음. 사실이 그렇기도 했고. 그래서 더 약자취급을 받기 싫었고 엄마가 걱정하는게 싫었음. 어쩔수 없네. 하고 켄마는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음.

"오늘은 빵 말고 밥먹자. 아주머니가 너 좋아하는걸로 하셨대."

웃으며 제 머리를 쓰다듬는 쿠로오의 행동은 만약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었다면 질색하고 거부할 행동이었음. 어린애 취급. 하지만 쿠로오라는 이유 하나로 오히려 그런 행동이 더 좋았음. 오메가의 본성대로 편안함을 느끼는거임. 켄마는 그게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편안함을 느끼는 자신에게 구역질이라도 난다고 생각했음.
쿠로오가 도시락을 꺼내 열자 그 구역질은 한층 더 심해졌음. 느낌 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쩐지 실제로 속이 좋지 않았음. 왠지 머리도 어지럽다는 기분이 들었음. 어라. 쿠로오의 목소리가 뿌옇게 흐린 느낌이었음. 켄마는 고개를 휘휘 저으며 정신을 차리려고 했음. 잠이 덜깼나? 싶었지만 어쩐지 본능으로 이건 그런게 아니라는 걸 알았음.

"켄마? 괜찮아?"
"....응..."

쿠로오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던 찰나였음. 그 작은 고갯짓에 순간 세상이 빙글 도는 것이 느껴졌음.

"켄마!!"

그대로 켄마는 무너졌음.

희미한 알콜냄새에 켄마는 눈을 떴음. 익숙한 하얀 천장과 깨끗한 소독약 냄새가 코끝을 찔렀음. 한동안은 그저 멍하기만 했음. 여기 어디더라. 양호실인가. 몸이 안좋아서 여기 와서 자고 있었나.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기억은 없었음. 밖에서 두런두런한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음. 양호선생님과 쿠로오의 목소리였음. 제대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무슨 영양제니 하는 말이 오고가고 있는것 같았음. 금방 대화가 끝나고 닫힌 커튼 사이로 조용히 쿠로의 까만 머리가 보였음.

"..쿠로."
"깼어? 더 자도 괜찮아."

쿠로오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켄마는 고개를 저었음. 졸리진 않았음. 그저 기운이 좀 없다 싶을 뿐이지. 쿠로오가 침대 곁으로 다가와 조심스럽게 앉는걸 보고 켄마는 설명을 하라는 듯 쿠로오를 올려다봤음. 아무리해도 기억나는게 없었음. 그냥 밥 먹으려고 했는데 눈만 깜빡였더니 양호실이었다는 느낌뿐임.

"점심시간에 기절한거.. 기억나?"

그런건 기억나지 않았음.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켄마의 머리카락을 가만가만 쓰다듬으며 쿠로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슬며시 웃었음.

"밥먹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기절해서 양호실로 데려왔어. 빈혈이라는데 너 원래 빈혈은 없잖아. 병원 가서 검사하는게 좋겠다고 하시더라. 너 일어나면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어."

쿠로오의 말에 켄마는 고개를 끄덕였음. 오메가가 된 이후 눈에 띄는 변화라면 켄마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쿠로오에게 굉장히 고분고분해졌다는 거였음. 오메가로써 자신의 알파에게 귀속되는 본능이라는게 있는건지 켄마는 고집을 부리다가도 쿠로오의 말이라면 어느정도는 얌전하게 따르는 편이었음. 물론 지금은 그런 오메가의 성향도 있었지만 스스로 느끼기에도 자기 몸이 안좋기 때문에 그런 면도 있었음. 켄마는 부스스 일어나 쿠로오한테 의지해 병원으로 향했음.

켄마는 솔직히 병원을 좋아하지 않았음. 그 지나치게 깨끗한 느낌도 싫었고 뭔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느낌도 싫었음. 소름이 좀 돋기는 했지만 켄마는 조용히 검사를 받았음. 쿠로오가 옆에 있었으니까 조금은 마음이 편한 느낌이었음. 검사 결과가 나오는 한시간동안 켄마는 또다시 잠들었음. 몸이 피곤해서 버틸수가 없는 기분이었음. 그런 켄마가 잠드는 동안 쿠로오는 조용히 그런 켄마를 도닥여줬음.

시간이 지나고 간호사가 켄마의 이름을 부르는것에 두 사람은 진료실로 향했음. 어쩐지 졸려서 뿌연 머리로 켄마는 진료실 의자에 앉았음.

"오메가 분이시죠? 옆의 분은..?"
"..아.."
"남편입니다."

켄마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쿠로오가 답했음. 켄마의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데 의사와 쿠로오는 아무렇지도 않아보였음. 두 사람이 교복을 입고 있었지만 알파와 오메가의 경우는 발현하고나면 조심을 하더라도 성인이 되기전에 관계를 맺게 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어서 그런지도 몰랐음. 하지만 얼마전까지 베타였던 켄마에게는 그저 부끄럽기만 했음. 그런 켄마가 귀엽다는 듯 쿠로오는 켄마의 어깨에 손을 올려두었음.

"축하드립니다. 임신하셨네요."

의사의 말에 켄마는 희뿌옇던 머리가 확 깨는 것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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