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gjee

공지영 · @congjee

12th Dec 2013 from Twitpal

로마에서 공부하시는 진슬기 신부님의 페북글입니다. 사르데냐섬을 방문한 교황의 말씀들입니다 길어도 저장해놓고 천천히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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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도 실업률이 가장 높은 사르데냐 지방을 방문한 가운데 행하신 프란체스코 교황님 연설...참고로 최근 사르데냐에서는 이집트, 리비아 등 아프리카에서 온 난민으로 인해, 섬 인구 4500명에 난민 5만 여명으로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허덕이는 이탈리아에 난민들이 일으키는 문제로, 늘 낙천적인 이탈리아인들이지만 고민이 많은거죠...;;
하여 교황님께서 직접 가셔서 희망을 잃지 말자고,
이 난민들도 우리의 가족이라고 말씀하시기 위해 가신 거랍니다^^]

사랑하는 우리 형제 자매여러분.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더불어) 저는 여러분들이 외치는, 여러분들의 드러난 문제들과 기대 그리고 희망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합니다.

저의 이번 방문은 여러분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참된)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시작에 분명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 만남을 통해 무엇보다 저는, 이러한 저의 마음이 나의 이웃들에게 전달되기를 희망합니다. 특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많은 청년 실업자, 기업 합병(?)등의 상황을 맞이하는 이들 그리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이들에게 말입니다.

(사실) 저는 이러한 상황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가족의 상황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젊은 시절 아르헨티나로 이주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아메리카로 간 것이었죠.
30년(?)/30세(?) 불황 속에 아버지는 끔찍한 빈곤을 겪어내야 했습니다. 한 해 내내 일거리가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당시의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집에서 종종 들었습니다. 네, 저는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압니다. 집 안에서 이 고난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으며 자랐으니까요. 정말 (여러분들의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여러분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해야만 합니다.
더불어 저는, 용기를 내라는 말이 그저 지나가는 아름다운 말로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용기를 내라며 공직자들이나 교회의 성직자들이 그저 따뜻하게 미소만 지으면 안 됩니다. 안되고 말구요! 나는 이런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나는, 이 용기가 (여러분) 안으로 진심으로 찾아들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도록, 내 자신을 분발시키기를 원합니다. 마치 목자처럼, (한 가정의) 가장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우리 모두의 지력을 합하여, 연대감을 가지고 이 역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만 합니다.

이번의 방문은 (저의 교황착좌 후) 이탈리아 순방에서 2번째 도시입니다. 꽤 흥미롭죠?!
두 도시 모두, 첫 번째와 이번 둘 다 섬이네요^^
첫 도시에서 저는 새로운 삶을 찾는 많은 이들의 비참함을 보았습니다. 네, 빵과 건강상태가 염려스러운 난민들이었죠.
[참고로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첫 이탈리아 순방지는 람페두사라는 섬이었습니다. 이곳은 시칠리아 섬과 아프리카 대륙 사이에 있는 작은 섬으로서, 아프리카에서 넘어오는 난민과 불법 이주자들의 수용소가 있는 곳인데요. 사정이 매우 열악하다고 합니다.ㅠㅜ 그런데 바로 이곳을 교황 착좌 첫 방문지로 택하셨더랬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도시에서 그 해결책을 보았습니다. 섬이라고 해서 고립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입니다. 어떤 것을 받아서 누군가를 위해 그것을 사용한다면 (다시 말해 우리가 우리 자신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언제나 서로가 서로에게서 환대를 받는 것이 되니까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고난은 긍정적인 응답입니다.

(실상) 여기 두 번째 섬 마을에서도 고난을 봅니다. 이 고난은 여러분이 말했던 바와 같이 …?… 여러분들의 희망을 약탈해 가버린 것입니다.
일자리를 잃은 것도 하나의 시련이죠...!!

헌데 말입니다. 여러분에게...우선 미안합니다. 제가 좀 격하지만 사실을 말해야겠습니다.
일자리가 없는 곳에는 (인간 스스로에 대한) 존엄성도 느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비단 사르데냐나 (예, 물론 이 지방이 유독 문제가 심각하죠) 이탈리아 또는 다른 몇몇 유럽 국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그 핵심에 돈이라는 우상을 둔 경제 체제를 선택한 (오늘날) 세계적인 선택의 결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중심에 우상을 두기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 나가는 사람!을 중심에 두기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이 체제에는 윤리가 없습니다. 그 핵심에는 우상이 있습니다. 세상은 돈을 신으로 섬기는 우상숭배적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돈이 명령을 내리고!, 재물이 지배합니다! 모든 것이 그것-돈, 이 우상을 위해 작동합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벌어졌습니까? 이 우상에 매달리기 위해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먼저 노인분들이 소외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일자리를 얻지 못해 존엄성을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도 소외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 좀 해봅시다. 두 세대가, 일 없는 젊은이의 경우 이 세상에서는 앞으로의 미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오늘날 세상에서 신원/존재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일자리 없이 존엄성을 갖기란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들의 어려움이자 아픔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여러분들의 기도꺼리죠.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 네 기도, 기도가 필요합니다.
왜?
일자리는 존엄성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일자리는 빵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죠.
일자리는 곧 사랑을 말하는 겁니다...

이 체제에 기대고 있는 건, (오직) 경제적이고 우상 숭배적이며, 쓸모없다 여기는 것들은 모두 버려버리는 문화입니다. (이에) 노인도 폐기처분하고 젊은이도 폐기처분해버립니다.
우리는 이러한 폐기처분하는 문화에 대해 “그만, 안돼”라고 말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함께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올바른 체제를 원한다고 말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오늘날의 이 문제가 많은 세계화와 경제중심의 체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합니다.
체제의 그 중심에는 돈이 아니라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실상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전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일자리가 있든, 없든 희망을 빼앗기도록 내버려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여러분들 모두와 함께 기도로써 마치고 싶습니다. 침묵 속에, 침묵 중에 여러분들과 함께 기도로써 말입니다. 여러분께 저는 온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분도 침묵 중에 저와 함께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주 하느님! 우리를 굽어보소서.
이 도시와 이 섬을 살펴보소서.
우리들의 가족들을 굽어보소서.
주님, 당신에게서는 일자리를 빼앗기는 일이 없습니다.
… ? …
주님 우리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우상들은 우리들의 존엄성을 강탈해가기를 원합니다.
불공평한 체제가 우리들의 희망을 약탈해가려고 합니다.
주님, 우리를 홀로 남겨두지 마옵소서.
우리를 도우시고,
이기주의로 인해 잠시 잊었던 ‘우리’,
모두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 모두’를 마음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
우리를 통하여 우리를 도우소서.
주 예수님, 당신에게서 저는 해야 할 일을 잃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일자리를 주소서.
일자리를 위해 헤쳐 나가야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시며
우리 모두를 축복하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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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단순히 힘을 내라고 말만 하는 것은 목자의 자세가 아니다.
더불어 단순히 상황에 순응하기만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희망을 잃었다면, 용기를 잃었다면,
희망을 잃지 말라고만, 용기를 잃지 말라고만
그들을 채근할 것만이 아니라,
무엇이 그 희망을 빼앗아 가는지,
누가 그 용기를 없애려하는지에 대해서도
나서야 하는 것이다.
목자란 그런 자리인 것이다...

교황님이시기 전에 노 사제
원로 신부님께서 저렇게도 혈기방장하게 설하시는데...
정작 젊은 나는 너무 고고하게만 살려고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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