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자원봉사 후기라는 글이 돌아다니는 걸 보았습니다. 지역주민이 코빼기도 안비친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이 지역 주로 군부대 장병들이 와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는 제가 본건 교회에서 온 팀이 있었구요. 주말에 주민들과 같이 물이 찬 지하주차장을 청소하고 물을 쓸어내는 작업을 네댓시간 넘게 같이 해주셨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다시 비가 오는데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주말 내내 삽질하느고 오늘 출근해서 어깨가 빠질 지경이구요. 입주민 대책회의가 결성되어 본격적으로 복구작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구요. 초반엔 워낙 패닉인데다 몇몇동은 4층까지 토사가 덮쳐 집밖에 나올수도 없었습니다. 다들 정신차리고 수습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구요. 도와주시러 와주시는 분들껜 정말, 너무나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런 글은 안그래도 재난에 다친 주민들 두번 아프게 만드는 거라 봅니다. 이 와중에 여름휴가 가는 집들이 있을 수도 있겠고, 그런 집들이 괘씸할 수 있지만 제가 알기로 사태초반 전기도 가스도 안나오고 몇몇동은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비가 더올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대피한 세대가 제법 있었다는 겁니다. 다시한번 복구에 힘써주시는 군장병들과 도움을 주로 오신 자원봉사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주치면 감사하다는 인사 꼭 드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알아주셨으면 하는건 흔히 말하는 부자동네라고 사람 마음이 크게 다른건 아니라는 겁니다. 자기가 사는 터전의 문제고 누구보다 그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도움주시는 분들, 이번 사태에 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껜 너무 감사하지만, 비난은 조금 더 신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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